위로

당신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요.  덤덤한 척, 괜찮은 척 견디던 당신이 끝내 울음을 터트린 채 내게 다가올 때 저는 당신을 끌어안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참기가 이리도 힘든데, 당신의 아픔을 백분의 일 만큼이라도 이해했길 바랄 뿐인걸요.


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지, 한참 고민하고 찾아봤어요. 현실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찾아서 알려주고, 정말로 괜찮을 거라 믿은 채 ‘괜찮아, 다 잘될 거야.’라고 끊임없이 내뱉었죠.


당신이 이리도 아파하는데,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다가와요. 그러나 당신에게 티를 낼 순 없어요. 당신은 훨씬, 저보다 훨씬 괴로울 테니까.


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옆에 있는 것. 그래서 안아주고, 우는 당신을 달래주고, 포근하게 잠들도록 토닥여주는 것. 잠시나마 당신이 웃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.


저는 참 모자란 사람이에요. 웃다가 잠든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이 언제든 기댈 수 있게 쏟아지는 슬픔을 간신히 참을 뿐이죠. 당신이 눈을 뜨면 당신의 눈을 바라보고 “잘 잤어?”라는 말을 건넬 수 있도록.


그래도 정말, 이 말은 진심이에요.

 

다 잘될 거야, 괜찮아.


그러니 언제든 울고 싶을 때 울어요. 제가 가서 안아줄게요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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yoo_il

사진을 찍고 글을 씁니다. 개인적인 감정을 적어내려가기도, 좋은 것을 본 후 감상문을 쓰기도, 문화예술에 관한 생각을 적기도 합니다.